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행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재벌개혁’에 대한 염원이 가장 절실하다. 유권자가 안 원장에게 거는 기대 중 대부분이 시장의 공정질서기 때문이다. 그는 기부문화에 앞장서거나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등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행보를 계속해왔다. ‘재벌 같지 않은 재벌’ 안철수에게 사람들이 거는 기대는 결국 ‘재벌개혁’으로 모아진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재벌을 치지 않을 수 없게 돼버린 셈이다.

 

개혁의 당위성은 현 상황에서 온다

 

안 원장이 재벌을 개혁해야 할 당위성은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에서 온다. 오늘날 재벌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약탈하고 있다. 혁신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은 대기업에게 지분을 뺏기거나 인력을 약탈당한다. 그 과정에서 핵심기술도 몽땅 뺏기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또한 대기업이 하도급을 줄 때도 독점계약을 맺거나 단가를 후려쳐 중소기업을 주종관계로 만든다. 대기업 간 담합을 통해 중소기업의 시장진출을 막거나, 아예 지배적인 유통구조를 통해 직접적으로 시장진출을 막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처럼 재벌이 나라경제를 넘어 구조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사회가 오늘날의 한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세력으로 일컬어지는 안 원장은 재벌개혁의 칼을 빼 들 수밖에 없다.

 

재벌은 욕심나면 가지려는 갓난아이

 

안철수 개인의 발언이 재벌을 직접적으로 노려왔다는 점도 안 원장이 재벌을 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는 한국사회가 ‘삼성 동물원’에 갇혔다고 표현하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가감 없이 쏟아낸 바 있다.

“삼성이나 에스케이, 엘지는 자기들한테만 납품하도록 조건을 묶어버립니다. 한국 시장이 작다고 하는데, 아니에요. 세계에서 십 몇 위 되는 시장을 가졌는데, 그 중 일부인 삼성동물원에 갇혀 있으니까 너무 작아지는 겁니다.

안 원장의 발언은 대통령직에 대한 그의 인식과 맞물리며 재벌개혁 실행으로 향한다. 그는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 ‘자기가 할 일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짚지 않고 있지만, 그간 발언의 많은 내용을 재벌개혁에 할애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춘콘서트에서도 그는 일자리부족의 원인으로 재벌을 지목한 바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억압하고 창업을 가로막고 있어 대기업 외에는 좋은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논리다. 재벌을 ‘욕심나면 가지려고 하는 갓난아이 같다’고 평가한 안 원장인 만큼 재벌개혁이 자신의 사명이라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재벌개혁은 지지자들의 뜻

 

재벌개혁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지기반이라는 점도 재벌개혁의 이유다. 기존 정치세력과는 거리가 먼 안철수다. 정치권에 지지기반이 없다는 사실은 대통령이 되는 길에도 걸림돌이지만, 막상 대통령이 돼서도 조기에 ‘식물인간’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그는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를 항상 곁에 둬야만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재벌개혁을 염원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고령사회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이면 한국은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접어든다. 2050년이면 경제활동인구 1명 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세상이 온다. 미래는 둘째 치고서라도 지금의 2~30대들은 부모는커녕 제 앞가림하기도 힘들다. 중소기업을 죽이는 대기업, 제 배만 불리는 대기업을 개혁하고자 하는 역사적 흐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흐름은 안원장을 선택했다. 유권자들은 그의 과거에서 공정사회를 본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이윤창출은 기업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라는 신념에 따랐다. 이윤이 아니라 사회에 도움을 주는 일을 기업의 목적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의 백신프로그램인 V3가 무료로 공개된 것도 신념에 따른 행동이었다. 또한 그는 어떤 기업이든 파트너로 대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자신이 낸 이윤을 꾸준히 사회에 환원해왔음은 물론이다. 유권자들은 모든 기업이 ‘안철수만큼만’ 해주기를 바라고, 대통령 안철수가 그런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정치인 안철수는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바람을 저버릴 수 없다. 대통령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는 재벌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참고문헌>

권오성(2011), ‘안철수 돌풍’ 너머 그가 던진 ‘메시지’를 보라, 한겨레 2011 9 8일자.

한국일보 편집국(2012), 대기업을 조폭이라 부르는 나라, 한국일보 2012 4 17일자 사설.

안철수(2001), CEO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파주: 김영사.

안철수(2004), CEO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파주: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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